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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음반박물관 판소리연구회 정혜원 편집장 -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수상!
국악음반박물관 판소리연구회 정혜원 편집장(제1회 KBS 귀명창대회 장원)
제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기획 부문 수상
수상 작품 [판소리 소리판](저자:정혜원)
수상 선정: 2009년 11월 2일 오전 10시 우리교육출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
시상식: 2010.9.9.18:00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 카톨릭청년회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국악음반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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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소감 http://www.uriedu.co.kr/cscenter/noticeView.asp?page=1&seq_36=462 (우리교육출판 인터넷 홈페이지)
제6회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기획 부문 수상작 당선 소감
[판소리 소리판] 저자 정혜원 2009.11.2 작성
늦가을 저녁 무렵 갑작스레 걸려 온 전화로 당선 소식을 듣는 순간 저는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를 이 어중간한 기분은 뭘까? 하늘이 낮다고 펄쩍펄쩍 뛸 만큼 기쁜 소식이 분명한데, 왜 기쁨과 동시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실안개처럼 마음 바닥에 깔리는 것일까?
미리 걱정하는 것이 버릇이 된 저는 당선 소식 앞에 마냥 기쁘고 즐거울 수 없었습니다. 시험을 치를 때도 어려운 문제부터 풀고, 과자봉지를 뜯으면 못생긴 놈들부터 골라 먹던 뿌리 깊은 소심증이 발동한 것이지요. 내 글을 선택해 준 분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되는데, 과연 내가 수상에 걸맞은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그 걱정들은 당선 소감을 쓰는 지금도 제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조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친할머니처럼 따랐던 고모할머니께 철이 들 때까지 “너는 참 늦되겠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때는 행동이나 반응이 느리다는 타박으로 이해했고, 고모할머니 말씀처럼 저는 정말로 행동이 느린 아이가 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곡식이나 열매가 다른 것들에 비해 늦게 여무는 것을 ‘늦되다’고 표현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이미 여러해 전에 돌아가신 고모할머니의 선견지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늦게나마 글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이루었으니까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했지만 판소리와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왔습니다. 순전히 저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학에 대한 회의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혼란한 시기에 저를 구원해 준 것이 판소리였습니다. 판소리 음반을 만들고 잡지에 글을 쓰고 공연 기획을 하며 난생 처음 삶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에너지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몽땅 쏟아 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환희였지요.
특히 두 해 전 명창과 귀명창들을 모시고 전설적인 판소리 명창의 생가를 찾아다니며 ‘판소리 명창의 발자취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공연한 일은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처음 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운봉 송흥록 명창의 생가 공연 때였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해가 설핏 저물어 가는 생가 마당에서 청동으로 만든 송흥록 명창의 흉상을 바라보며 아련한 슬픔에 젖었거든요. 저녁놀 속으로 사라지는 햇살처럼 판소리도 이대로 저물어 갈 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그러다 사랑하는 판소리를 위해 할 일이 없을까 고민했고, 그때 떠오른 생각이 박제가 되어버린 판소리에 숨결을 불어넣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설 속 명창들의 이름을 하나둘 불러내어 판소리의 역사를 살피고 예술가로서 그들이 가졌던 개인적 고뇌를 보여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걸 읽고 많은 어린이들이 판소리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깨닫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실감할 수는 없지만 이번 당선은 제 인생에 새로운 기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한 글을 소재와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하게 쓰고 싶습니다. 멀리 뛰기 위해서는 숨을 보다 깊게 들이쉬어야겠지요. 조급한 마음 버리고 여유 있게 주변의 작은 흔적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으며 고집스레 저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큰 기회를 준 우리교육과 심사위원 선생님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선 소식을 듣고 몇 분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우선 영원한 스승인 어머니, 순수한 열정의 결정체인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 관장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두 분은 제 삶의 귀중한 거울이자 사표입니다. 그리고 밉고도 고운 인생의 반려자 백재선 씨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아울러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우리의 인생 여정도 잘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 전합니다.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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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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