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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자료 설명: 박록주의 생가와 조선성악연구회의 흔적을 찾아서(답사기)
증언:한승호(인간문화재)
답사 시기:1993.9.29.12:00~13:30
조사 및 정리: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이는 아래 음반 해설서(노재명 집필) 27~28쪽에 실린 설명 글과 사진입니다.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음반자료 관리번호 MICD-0134~0135
박록주 명창 서거 15주기 추모 음반
한국전통음악시리즈 제4집 판소리 명창 朴綠珠 흥보가(고수:정권진)
지구레코드 JCDS-0435~0436(2CD/재판), 1994년 3월 제작.
이 음반의 초판은 1967년 지구레코드공사에서 제작된 ‘興夫傳 唱:朴綠珠 북:鄭權鎭’ 음반(LM-120180, 3LP 박스물)이다.
녹음:1967년 11월 25일, 심의번호:8011-8835, 디지털 매스터링:김도연. 총 40쪽짜리 해설서 내장(글:노재명).
이 음반은 카세트테입(지구레코드 JCS-2640~2641, 2MC)으로도 발매됨.
<< 국악음반박물관 - 전국 국악 문화공간 조사작업 진행 연재중 >>
국악음반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버 전시실'에 전국 국악 문화공간을 조사하여 연재 중입니다.
현재 100여곳을 조사 연재하였으며 앞으로 계속 열심히 취재되는대로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국악이 살려면 전국에 대형 국악원보다도 소규모 풍류방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악 관계 국가 기관이 대형 국악 공간만 조사하여 목록화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군대 같이 삭막한 대형 국악원보다 따뜻하고 풍류 넘치는 소형 국악 공간들이 실제로 더 큰 일들을 하고 있고 상호 네트워크화 되어 연계가 되면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본 취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몇 년 전에 제가 적은 메모를 아래 함께 올립니다. 한국인 문화 정서, 국악 특성상 서양식 대형 건물은 국악과 맞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국악원 같은 건물보다는 다음과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적은 것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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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풍류마을 조성안, 국악 공간에 대한 견해
글/노재명(국악음반박물관 관장)
- 위치·규모
한옥촌에 한옥 3~5채. 더 많으면 좋겠지만 최소 이 정도만 되어도 적합.
- 이 시대 최고 기량을 보유한 원로 국악인들 약 12~24명이 거주하고 국악을 전수하는 공간으로 활용.
-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국보급 인간문화재를 비롯해서 은둔하고 있으나 최고 기량을 지니고 있는 국악 대가들이 여생을 편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배려. 국악 발전에 기여.
- 생활고와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는 원로 국악인들이 서로 의지하고 행복하고 윤택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운영. 문화재청, 국립국악원 등 기관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국보 예인에 대한 민간 차원의 지원.
- 원로 국악인들의 주거 공간이기도 하면서 관광객, 애호가, 방문자들에게 연습실을 일정 시간 공개함으로서 국악에 대한 이해, 관심, 접근성, 친밀도를 높이고 가까이에서 피부에 와닿게 국악을 체험하고 명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악기를 만져 보고 배워볼 수 있도록 하여 국악을 대중화시키고 관광 상품화하고 그러한 특색을 바탕으로 하여 이 곳을 세계적인 명소로 발전시키도록 한다.
- 군대 같은 딱딱한 국악원이 아닌, 문턱이 낮은, 편하게 드나들 수 있고 늘 국악에 대한 정보와 풍류가 넘치는 만남의 장소가 되도록 운영. 국악과 담소, 달빛, 맛깔스러운 부침개 등의 음식이 공존하고 항상 화제가 되는 공간으로 활용.
- 취지
오늘날 국립국악원이 서울, 부산, 남원, 진도에 조성되어 있으나 국악인이나 애호가들이 포근하고 편안하게 들리고 국악 본연의 멋과 따뜻한 정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 겉치레, 과시, 과대 포장, 경쟁 심리 등 사회의 그릇된 풍토로 인해 건물을 경쟁적으로 크고 웅장하게 짓지만 이는 효율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사람에게 위협적이고 고압적인 공간으로 작용되는 경우가 많다.
- 한국인이 중국이나 여타 국가에 비해 건축술이 부족해서 건물을 아담하게 지은 것이 아니라 가장 인간에게 적합하고 안락한 공간을 구현해 내기 위해 한옥 같은 자연친화적이고 사람 눈높이에 맞는 건물을 짓고 생활한 것이라 하겠다.
누구를 압도하기 위해 건물을 과대하게 짓지 않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가난한 이웃에게 상처를 줄지 몰라서 굴뚝 조차 최대한 낮춰서 배치하려 한 흔적 등은 한민족의 겸손하고 슬기로운 삶의 방식을 잘 보여주는 점이라 하겠다.
- 한국 음악은 음량, 빛깔 등이 한옥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 즉, 국악은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마이크를 사용하여 과대하게 증폭시켜서 관중들을 현혹시키는 음악이 아니라 자연 소재로 되어 있는 한옥에서 달빛 아래에서 마이크 없이 사람의 피부에 그대로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감상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우리네 공연 양식은 우리 스스로 무시하고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잘만 발전시킨다면 서구에서 구사하는 대형 돔경기장에서의 3테너 콘서트 같은 공연을 능가하는 깊은 멋과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 오늘날 수 천억원을 들인 거대한 국악 관계 문화단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 단 한사람이 기부하여 단촐한 한옥에 설립한 조선성악연구회 시절에 뿜어낸 문화 에너지와 파급 효과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에 우린 주목을 해야 한다.
- 과시, 과대 포장이 아닌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이 시대 마지막 예인들이 운집된 풍류마을이 한옥촌에 들어선다면 현 사회의 관점으로 본다면 한옥 3채라는 것이 초라해 보일지 모르지만 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전체 국악을 지탱하고 견인하고도 남을 만큼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이루어 내리라 확신한다.
- 원로 국악인들이 모여 생활하고 후학을 양성하고 대중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게 될 이런 곳이야 말로 국악의 성지이자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마지막 남은 예인들이 초인적으로 살아 있을 때 꼭 조성해야 할 매우 중요한 문화 공간이라는 것이다.
국악 원로 몇 분들만 풍류마을에 모이게 되어도 국악의 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장기적으로 이 마을의 규모는 차츰 자연스레 확대되고 나비효과처럼 많은 국악인들이 지속적으로 운집하게 되리라 본다.
- 국악을 잘 알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하고 관료 행정 편의주의와 기관 과시욕 때문에 국악과 완전히 동떨어진 대형 건물들이 자꾸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음악의 특성을 최대한 부각시켜 주질 못하고 단소 독주를 종합운동장 한가운데 앉아서 연주해 보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황당한 행정인 것이다.
큰 건물 지어 놓고는 그 공간에 맞춰서 올림픽 개막 공연 같은 전통가무악 연합 마스게임 분위기의 신종 프로그램을 계속 생산하는 것이다.
애초에 오페라하우스 같은 대형 건물을 지어 놓고는 그 안에다 국악을 억지로 맞추어 넣으려 하다가 번번히 실패하고 '국악은 왜 안될까'라고 자꾸 한탄할 일이 아닌 것이다.
간단한 문제인데 과욕이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공공건물이 갈수록 초대형화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과시, 과대 포장에 중독이 되고 혈안이 되어 있으니 이러한 풍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이러다가 현실에 맞지 않는 거대 공공건물들이 어느 순간 흉물이 되고 예산이 고갈되어야만 뼈저리게 깨달을 것이다. 세상만사 지식이 많아도 머리만으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완전히 뼈저린 경험을 해야만 겨우 느끼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게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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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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